프라이드 웰터급 GP, D-1 프리뷰





  







중량급의 스타워즈 프라이드 웰터급 GP 2라운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프라이드 미국 대회나 무차별급 GP 파이널 라운드 등의 프로모션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고 있긴 하나, 이번 웰터급 GP는 그랑프리란 이름에 걸맞게 많은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마하와 카와지리, 이시다 등 팀 이바라키 파이터들의 출전, 아오키 신야를 비롯한 신예 3인방의 데뷔전, 에이스 고미의 재기전 등 라이트급 원매치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카드가 많다. 




그러나 역시 국내 팬들의 관심은 슈퍼코리안 데니스 강이 출격하는 웰터급 GP 본 게임에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개막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직전인 웰터급의 격전지 GP 2라운드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이번 웰터급 GP에서는 동양의 탑클래스 파이터 4명이 브라질·러시아·미국·네덜란드 등의 강호들과 '동·서양 최강자전'을 벌인다.-물론 데니스 강 같은 경우 미국에서 훈련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엄연한 한국의 파이터로 프라이드 무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에 분명 동양 선수라 볼 수 있다-특히 일본 팬들에겐 GP에 나선 세 명의 일본인 파이터들 중 과연 누가 마지막 라운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GP에 나서는 일본인 에이스 3인방 중 비교적 가장 손쉬운 상대를 만나게 된 사람은 고노 아키히로다. 상대인 게가드 무사시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복서 출신의 타격가로 13승 중 아홉 번을 KO로 장식할 만큼 만만찮은 파워를 자랑하지만, 고노를 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커다란 한 방은 없지만 깔끔한 복싱기술을 지니고 있는 고노는 '판정승의 사나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우수한 디펜스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무려 43전이라는 풍부한 전적도 갖고 있다. 




특히 김대원이나 핵터 롬바드 전에서 상대의 초반 러시를 견뎌낸 후 역전을 이끌어내는 고노의 모습은 그가 결코 '입만 산 얄미운 파이터'가 아니라 그런 경험과 관록을 이용할 줄 아는 지장이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이번에도 상대보다는 등장 퍼포먼스에 온 정신을 쏟아 붓고 있는 고노,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날카롭게 상대를 읽어내려가는 '베테랑의 눈'이 번뜩이고 있음이 분명하다. 



고노와는 반대로 가장 어려운 상대가 걸린 선수는 초난 료다. 사실 이번 경기는 앞으로의 초난 료의 행보에 있어 정말 중요한 의미가 걸린 일전이다. 카를로스 뉴튼와 앤더슨 실바를 꺾을 때만 해도 라이트급의 고미와 함께 무사도를 책임질만한 에이스로 꼽히기도 했으나, 필 바로니와 댄 핸더슨의 파워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며 평범한 선수로 추락한 초난이 다시 한 번 비상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최악이다. 





초난은 원래 질기디 질긴 근성을 발휘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진가를 드러내는 스타일인데, 이번 상대 파울로 필리오는 그런 근성마저도 눌러버릴 만한 엄청난 압박을 가진 최고 수준의 그래플러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최강자란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강력한 '작은 마왕'을 만난 초난 료가 다시 한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피라니아로 부활할지, 아니면 힘없이 마왕의 식탁에 놓인 생선회 한 접시로 전락할 지는 내일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객관적 전력으로는 왠지 생선회 쪽이 유력해 보인다. 




초난 만큼이나 강력한 상대를 만났지만, '혹시'하는 기대를 받고 있는 쪽은 오히려 미사키 카즈오 쪽이 아닐까. 그래플러들이 모인 그라바카 소속이지만, 동 체급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빼어난 타격을 자랑하는 미사키는 최근 들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필 바로니와의 16강전에서 보여준 완벽한 아웃복싱은 그의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심지어 데니스 강도 이 경기를 50대 50으로 점칠 만큼 미사키는 챔피언 댄 핸더슨과 거의 동등한 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정을 받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과연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양자의 1차전에서 미사키는 초반 예의 그 아웃복싱으로 핸더슨을 묶어놓는가 했지만, 챔피언의 집요한 압박과 연타를 견디지 못하고 다운을 한번 당하는 등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과연 미사키가 핸더슨의 묵직한 압박을 이겨내고 날릴 새로운 카운터를 준비해 왔을 것인가가 이 경기의 관심사다. 





위에 언급한 일본인 에이스들보다 객관적 실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니스 강은 효도르의 팀메이트 아마르 슬로예프와 격돌한다. 이미 여러 번 다루었던 대로, 아마르 전의 필승전략의 중심은 그라운드 파이팅이 되겠지만, 이를 위해선 일단 타격으로 아마르를 최대한 교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데니스의 인터뷰를 보면 아마르의 스탭을 경계하며 변화무쌍한 전략으로 상대의 흐름을 깨버리겠다고 얘기했는데, 최상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바로 그 변화무쌍한 움직임과 그동안 데니스 강이 발전시켜온 레슬링 실력이 결합되어 아마르를 몇 차례 넘어뜨릴 수 있다면 예상보다 손쉬운 데니스의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중요한 것은 아마르의 타격만큼은 늘 경계해야 한다는 점으로, 오히려 데니스 강이 한두 방 적중을 시켰을 때 혹은 한두 방 허용을 당했을 때 섣불리 난타전을 걸지 않고 냉정을 유지하는 것이 카운터를 예방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서두에서 얘기한 대로 이번 웰터급 GP 2라운드는 무차별급 GP와 미국 대회라는 거대 시리즈들에 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그동안 관중들에게 그다지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던 웰터급의 최강자들이 분발할 필요가 있고 그 선두그룹에는 자랑스럽게도 '슈퍼코리안' 데니스 강이 서 있다. 과연 데니스 강은 이번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최종관문인 GP 파이널 라운드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챔피언 댄 핸더슨과 무관의 제왕 파울로 필리오는 대파란을 노리고 있는 일본인 파이터들의 침공을 어떻게 당해낼 것인가. 내일 오후 3시 30분부터 하나하나 확인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