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과 제롬 르 배너의 재회





      













사진 MFIGHT DB. 








9월 30일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최홍만이 강자 제롬 르 배너와 맞선다. 세미 슐트戰에 이은 올해 두 번째 빅매치다. 그리고 베테랑 파이터와 새내기 파이터로 첫 대면한지 1년 10개월 만에 재회다. 



최홍만이 처음 제롬 르 배너와 마주한 때는 2004년 12월 31일.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린 연말이벤트인 K-1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서였다. 당시 최홍만은 민속씨름에서 K-1으로 전향하고 처음으로 대회장을 직접 찾았다. 



히스 헤링과 함께 링에 올라 일본팬들에게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최홍만은 이후 경기를 관람하고 백스테이지에서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분위기 익히기에 한창이었다. 218cm의 거인 최홍만은 어디를 가나 시선을 몰았다. 일본 기자들은 최홍만의 등장에 감탄사를 연발했고 곧 플래시를 터트렸다. 



밥 샙과의 경기를 끝내고 인터뷰 부스로 향하던 제롬 르 배너도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두 개가 더 나와있는 최홍만을 보더니 걸음을 멈췄다. 당시 K-1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최홍만의 전향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제롬 르 배너는 최홍만 쪽으로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테크노 골리앗'과 '배틀 사이보그'가 처음으로 대면한 순간이었다. 



그리곤 그는 새내기 파이터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까치발을 들고 최홍만과 키를 재보는 행동을 취했다. 주위에서 바라보던 관계자들, 기자들, 그리고 최홍만 본인도 제롬 르 배너의 갑작스런 퍼포먼스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참고로 제롬 르 배너가 까치발을 들었어도 최홍만과 키 차이는 꽤 났다. 





제롬 르 배너는 최홍만에게 "열심히 해보자"라는 격려의 말을 전달했다. 평소 제롬 르 배너를 가장 좋아하는 파이터로 꼽았던 최홍만은 대선배의 격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로부터 약 1년 10개월이 지났다. 베테랑과 새내기로 만난 두 파이터가 이젠 링 위에서 파이터 대 파이터로 격돌하게 됐다. 사실 이렇게 빨리 최홍만이 제롬 르 배너와 맞서게 될지는 몰랐다. 어쩌면 제롬 르 배너도 최홍만이 이처럼 빨리 치고 올라올지 예상하지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최홍만은 초고속으로 성장했고 드디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파이터와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열심히 해보자"는 격려에 대한 답례를 일찍 가지고 온 최홍만에 제롬 르 배너가 어떤 것을 더 보여줄지, 동경하던 파이터와 링에서 맞서게 된 최홍만이 실력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9월 30일 링 위에서 증명된다.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은 첫 번째 만남과는 성격이나 의미가 다르다. 마음이 통하는 선후배에서 비정한 승부사로. 하지만 이것도 프로파이터 삶의 일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