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캅, '올라운드 파이터라 불러주오'





        













사진 이성호 편집장(mmakid@mfight.co.kr) 








프라이드 초대 무차별급 챔피언에 오른 '궁극의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2, 크로아티아)이 자신의 파이팅 스타일을 더 이상 스트라이커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했다. 

11일 일본 도쿄 인터콘티넨탈 도쿄 베이 호텔에서 열린 우승자 기자회견에 나선 크로캅은 더 이상 절름발이 종합격투가 취급받기를 단호히 거절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크로캅은 "(나와)바넷, 실바, 노게이라, 효도르 등을 스트라이커나 레슬러, 그래플러로 분류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프라이드 톱 클래스 파이터들의 경우 이미 올라운드 파이터"임을 강조했다. 







전 세계 종합격투계를 통틀어 타입 분류상 희소성으로 가장 많은 득을 봐온 '스트라이커'의 대명사 크로캅의 발언치곤 상당히 이례적이다. 

크로캅 스스로 더욱 더 완벽한 스트라이커가 되기 위해 레슬링과 그래플링 방어능력을 극대화 한 끝에 내린 결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강력한 타격을 구사하기 위해선 레슬링과 그래플링에 대해 알아야 하고, 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방어 또는 공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보다 강력한 타격을 만들기 위해 전 종목에 대한 심도있는 훈련은 크로캅을 완성형 타격가로 만들어놨고 그 '완성형'이라는 수식어 아래는 타격, 레슬링, 타격을 두루 잘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지난달 말 내한한 효도르가 내다본 '종합격투기의 미래상'에서 완성형 선수들의 등장을 예견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효도르는 기술과 선수 타입의 트랜드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점차적으로 종합격투기 본연에 충실한 진정한 종합격투가들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크로캅 또한 자신의 스타일이 더 이상은 스트라이커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는 것도 세계 종합격투계의 흐름이 결국 하나의 대명제, 즉 ‘종합격투기에 최적화’로 귀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크로캅과 효도르 등이 주장하는 ‘올라운드 파이터化’는 경기화 된지 십 수년 밖에 되지 않은 종합격투기 발전의 가속화를 이끌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이미 제 3세대 유술가, 서브미션을 장착한 파워레슬러, 레슬링과 그래플링을 강화한 스트라이커 등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를 한층 더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실제로 크로캅은 과거 순수 타격기만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당시엔 레슬링이나 그래플링에 대한 이해가 적어 극단적인 방어자세와 상대방의 압박 공격에 수세로 전환하던 때가 많았다. 노게이라에게 당한 프라이드 첫 패배 또한 내내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어가다가 단 한번의 테이크 다운을 허용하면서였다. 그 후 점차적으로 레슬링 그래플링 보강에 힘써 이젠 어지간한 A급 레슬러도 크로캅을 넘어트리진 못한다. 도리어 되치기로 상대방을 넘어트리거나 스스로 가드포지션으로 전환한 상대의 안면을 공략하면서 더욱 더 강해지고 있다. 

한편, 크로캅은 무차별급 우승여세를 몰아 자국 크로아티아에서도 프라이드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미국, 브라질, 한국 등 차기 해외대회 개최 유력후보지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