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체력 전략적으로 써라





        













사진 MFIGHT DB.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5, 스프리스KI)이 제롬 르 배너를 3라운드에 KO시키겠다고 공언했다. 30일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경기 후반 몰아치기로 삐걱거리는 '하이퍼 배틀 사이보그'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이다. 

최홍만과 그의 트레이너들은 제롬 르 배너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공격력이 급감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전적 분석을 통해 제롬 르 배너가 1라운드 KO승 15회, 2라운드 KO승 8회, 3라운드 이후 KO승 2회를 기록했다는 것을 전략 수립의 중요데이터로 삼았다. 

최홍만은 "1라운드만 넘기면 후반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선 방어 후 공격'으로 2년 연속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진출 티켓을 따낼 각오다. 

이 전략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요인 중 하나는 역시 최홍만의 체력이다. 경기 후반에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체력 보존 상태가 좋아야 한다. 상대의 공격력이 저하됨과 동시에 공격을 퍼부을만한 체력과 집중력을 최홍만이 3라운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사실 최홍만의 체력은 그의 거대한 몸집을 감안한다면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218cm, 160kg으로 그만한 체력을 가진 파이터는 세계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최홍만이 지난 7월 아케보노戰을 제외하고 2, 3라운드에 KO승을 거둔 기록이 없다는 사실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세 번의 KO승은 와카쇼요, 아케보노 등 약한 상대에 초반 러시로 따낸 것이다. 판정으로 승리한 경기는 모두 박빙의 승부였다. 

특히 초반 점수를 벌어놓고도 경기 후반에 상대의 공격에 위기를 맞거나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일관해 근소한 포인트차로 승리를 거둔 적이 많았다. 막판 경기를 장악할만한 체력과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최홍만의 몸은 '오래가는 건전지'가 아니다. 워낙 큰 몸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번 에너지를 써버리면 충전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최홍만의 경기 후반 체력과 집중력 저하는 그의 신체가 가진 필연적인 단점인 셈이다. 

스포츠의학 전문의 하늘스포츠클리닉의 조성연 원장은 "운동 이후 체력 회복은 일정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평균 이상의 체구를 가졌을 경우,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며 최홍만의 체격이 가진 한계를 지적했다. 

K-1 데뷔 후 처음으로 '선 방어 후 공격'을 기본 전략으로 삼은 최홍만으로서는 가지고 있는 체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3라운드 KO승을 이끌어내지 못하더라도 판정승을 고려한다면 후반 쏟아 부을 체력을 비축해두어야 한다. 

경량급 선수들처럼 3라운드 내내 공방을 치를 수 없다면 쉬어줄 때 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을 절약해야 오래가는 노트북처럼 전략대로 경기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상대의 상태를 보고 체력 보충 타이밍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